올봄, 교회 식당에서 봉사하시던 집사님께서
“은애 자매, 앞치마 하나 만들어줄 수 있어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어요.
순간 ‘선물로 만들어드려야겠다’ 싶었어요.
늘 정성스럽게 봉사해주시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손수 만든 앞치마를 드리는 상상을 하니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집사님이 그러셨어요.
“그냥 선물은 안 받아요~ 꼭 비용 받으셔야 해요.”
끝까지 정중하게 말씀하시길래
결국 ‘주문제작’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어요.
그렇게 재봉틀을 꺼내놓고,
원단을 고르고, 재단을 하다 보니
‘이왕 하는 김에 내 것도 하나 만들까?’
자연스럽게 생각이 커지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동서도 떠올라서
“같이 앞치마 맞춰볼래요?” 하고 말을 꺼냈고,
둘이서 각자 핸드폰 들고
온라인 쇼핑몰 **‘원단 1번지’**에 접속했어요.
한참을 둘러보다가
제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건 바로 동백꽃 원단이었어요.
선명하면서도 따뜻한 색감,
동글동글한 꽃잎 하나하나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어요.
특히 집 근처 4.3 평화공원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동백꽃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마음이 찡—했어요.
바로 그 자리에서 장바구니에 쏙!
결제까지 한 번에 쭉—
그렇게 ‘나만의 동백 앞치마’가 시작되었답니다.
손끝에서 피어난 동백꽃 – 앞치마 제작기
원단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세탁부터 시작했어요.
새 원단은 꼭 물 빠짐 확인하고 수축 방지를 위해
먼저 깨끗하게 세탁해두는 게 중요하거든요.
햇살 좋은 날, 잘 말린 원단을 다림질로 쫙 펴놓고
패턴을 생각하며 재단을 시작했어요.
제가 만든 동백 앞치마는
전체적으로 A라인 실루엣에,
앞쪽에 넉넉한 주머니를 달아서 실용성을 살렸어요.
주머니 위치는 허리보다 살짝 아래에
손이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로 맞췄고,
꽃무늬 배치가 예쁘게 보이도록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리고 이 앞치마의 포인트!
바로 노란색 바이어스 테이프였어요.
동백꽃 중심의 노란 수술처럼,
전체를 둘러주는 바이어스가
밋밋하지 않게 포인트가 되어주었죠.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앞치마지만
사실은 한 땀 한 땀,
직선 하나 꿰맬 때도 흐트러지지 않게 집중하고
실 색깔, 스티치 간격, 바늘 땀 하나하나
다 계산하면서 만든 작업이에요.
재봉틀로 직선 박기 → 다림질 → 시접 정리 → 상침 마무리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돼요.
완성하고 나니
정말 ‘내가 만들었지만 예쁘다!’ 싶은 기분.
거기다 같은 동백 원단으로
자투리를 활용해 티코스터까지 만들었어요.
찻잔 하나 살짝 올려놓으면
테이블 위에 봄이 내려앉은 느낌이랄까요?
완성 후 – 마네킹이 먼저 입어본 앞치마
완성하고 나니까 괜히 뿌듯해서
바로 마네킹에 걸어봤어요.
입혀놓고 한참을 바라봤죠.
“예쁘다…!”
직접 만든 옷을 처음 걸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그 기분.
특히 꽃 위치며, 바이어스 색 조합까지
딱 제가 원하던 분위기가 나와서 만족도 100%.
아직 제가 직접 입어보진 않았지만,
마네킹이 대신 먼저 착용해준 느낌이랄까요?
사진으로 담아놓으니 그 자체로 인테리어 같아서
괜히 주방이 한층 더 따뜻해진 것 같았어요.
이 앞치마는
그냥 옷 한 벌이 아니라,
마음이 담긴 ‘핸드메이드’ 한 조각이에요.
손끝으로 시간을 꿰매고,
꽃무늬 하나에도 기분을 담았던 그 과정들.
그 모든 게 모여
일상의 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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